작년 굴삭기 내수시장은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소형 굴삭기 판매 강세가 중대형급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두산 등은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자리를 지켰다. 올해 국내 건설기계산업은 국내 경기와 건설투자의 부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등으로 생산·내수·수출이 전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며 4년 연속 2만6000대 규모의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공공 토목투자 감소는 건설기계업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두산 굴삭기·지게차 압도적 1위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굴삭기의 경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7713대가 판매돼 전년도(7769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업체별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3260대로 국내 시장의 42%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볼보건설기계가 2379대(시장 점유율 31%)로 2위, 현대건설기계(옛 현대중공업)가 2062대(27%)로 3위를 기록했다.
두산의 ‘독주’는 굴삭기에 이어 지게차에서도 지속됐다. (주)두산의 산업차량은 지난해 5239대 팔리며 국내 시장의 57%를 차지했다. 현대건설기계는 3123대로 34%를 나타냈다. 영안모자가 2003년 인수한 클라크는 797대로 9%에 그쳤다. 클라크는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을 노리고 수출에 주력했다. 국내 생산량 부문에선 클라크가 작년 1만대(1만130대)를 돌파하며 (주)두산(1만5569대), 현대건설기계(1만2335대)와 함께 ‘빅3’체제를 형성했다.
화물이나 원자재를 운반하는 데 쓰이는 건설장비인 로더의 경우 현대건설기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건설기계는 170대를 국내에 팔아 시장의 41%를 잠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60대로 38%, 바우컴퍼니는 81대로 19%를 차지했다.
콘크리트펌프카 시장은 2015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에버다임이 작년 150대를 팔아 국내 시장 점유율 31%를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1위에 올랐다. KCP중공업이 143대로 30%, KTB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전진중공업이 107대로 22%, 디와이가 65대로 13%를 각각 기록했다. 생산량 면에서는 전진중공업이 487대를 생산해 전체 시장의 37%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소형이 대세…중국 시장도 회복세
건설기계업계는 지난 1월부터 예상과 달리 호재가 나오고 있어 실적 호전을 기대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건설기계 내수 판매는 연초에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장비 이월 구매 효과’에 힘입어 전월 대비 25.2% 증가했다. 특히 소형 굴삭기 판매 약진이 두드러졌다. 품목별 내수 판매 현황을 보면 굴삭기 판매는 814대로 전월 대비 221.7%,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중고 시세를 염두에 둔 수요자들이 연말 대신 연초에 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에 이어 소형 굴삭기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판매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5.5t급 크롤러(무한궤도식) 굴삭기 판매량은 377대로 전년 대비 42.3% 증가했다.
건설기계 수출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4000대를 웃돌며 전월 대비와 전년 동월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 회복에 기인한다. 아시아 국가 수출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필리핀 순으로 많았다. 중국 수출은 3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9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기계 시황 회복과 배출가스 규제 강화 이후 본격적인 신형 엔진 장착 모델 판매가 증가하며 현지 건설기계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안대규 기자 ㅣ 한국경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40393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