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볼보건설기계가 글로벌 굴삭기 사업 영업이익률을 다시 두자릿수로 끌어올린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이익을 내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차별화 전략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성모 볼보건설기계코리아 글로벌 마케팅부문 부사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굴삭기 마케팅 총책임을 맡으면서 굴삭기 부문의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라는 미션을 받았다”며 “시장 다변화와 제품 모듈화, 프리미엄 제품 개발 등의 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부사장은 볼보건설기계그룹 내에서 특정 제품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 첫번째 한국인이다. 국내 언론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다.
볼보건설기계는 글로벌 굴삭기업계에서 매출 기준 3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작년에 6위로 주춤했다. 올해 실적 개선을 벼르고 있는 이유다. 작년 4분기 기준 굴삭기 부문 영업이익률은 4.5%에 그쳤다. 지난 2011~2012년 중국, 브라질 등 브릭스(BRICs)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을 당시엔 굴삭기 사업에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양 부사장은 글로벌 굴삭기 마케팅을 맡은 첫해(2016년) 볼보건설기계의 굴삭기 사업 영업이익률을 전년대비 50%가량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본사의 목표치는 더 높은 곳에 있다.
볼보건설기계그룹이 한국인인 양 부사장에게 글로벌 굴삭기 비즈니스를 통째로 맡긴 것은 굴삭기 사업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판매시장으로서의 규모는 10%가 채 되지 않지만 경남 창원공장은 볼보건설기계의 최대 굴삭기 생산거점이다. 생산 대수로는 70%,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80%를 차지한다.
양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굴삭기 시장이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는 작년 8월 이후 전년 대비 5~10% 정도 늘어나고 있다. 원자재 생산 및 공급 시장으로서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도 중국과 연동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역시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은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건설기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진 않고 있지만 건설기계 업계 전체가 기대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볼보건설기계는 이같은 시장 변화를 적극 공략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양 부사장은 “굴삭기 사업은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채널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한 비즈니스”라며 “이미 채널을 탄탄하게 구축해놓은 유럽지역 외에 미국과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과 유럽에서 생산된 제품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미국과 중국 고객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러시아 지역에서 이익률이 높은 초대형 굴삭기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굴삭기 업체 가운데 전세계 시장을 모두 상대할 수 있는 곳은 볼보건설기계와 캐터필라, 고마츠 정도다.
양 부사장은 원가절감을 위한 제품 모듈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모듈화를 통해 개발 투자비용과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개별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모듈화가 실제 적용되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겉보기엔 투박한 굴삭기 사업이지만 볼보건설기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대비도 이미 상당수준 진행했다.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 굴삭기, 사고를 최소화하는 무인화 제품, 고장을 예방하는 커넥티드 서비스 등에 대한 개발작업을 수년 전부터 시작해 결과물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현재도 시연 가능하지만 아직 시장에는 내놓지 않았다. 완전한 전기 기반의 굴삭기를 선보이는 것이 최종 목표다. 건설 현장의 복잡한 상황을 감안할 때 무인화는 좀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작업자의 보조 역할을 해줄 ‘머신 콘트롤 시스템(Machine control system)’ 적용은 당장 가능하다.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장비의 효율화를 높일 수 있는 커넥티드 서비스인 케어트랙 시스템은 지난 2009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양성모 부사장은 “굴삭기는 건설기계 가운데 가장 터프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해 제품 수명이 5~7년 정도로 짧은 편인데다 중장비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제품이기도 하다”면서 “볼보건설기계의 뛰어난 내구성과 품질을 앞세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31&newsid=01354646615859384&DCD=A00303&OutLnkChk=Y